[앵커]
Q. 아는 기자, 아자 시작합니다. 정치부 이동은 기자, 사회부 손인해 기자 나왔습니다. 먼저 이 기자, 오늘 이재명 민주당 대표, 검찰 수사받으러 온 게 아니라 대선 후보 출정식 같았다고요?
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어제 검찰 출석 시간을 미리 공지한 만큼 지지자들이 미리 모여 있었습니다.
현장에 갔더니, 당에서 이미 파란색 단상을 설치해놨고요.
이 대표는 입장문을 A4용지가 아니라 방송할 때 쓰는 '큐카드'처럼 만들어서 들고 왔습니다.
사실상 지지자들에게 소집령을 내리고 작심 발언을 쏟아낸 거죠.
오늘 지지자들 2~3백 명 정도가 모였는데요.
지난 1월 대장동으로 출석했을 때보다는 줄어든 모습입니다.
Q. 눈에 띄었던 게, 이 대표가 지지자들 앞에서는 길게 말하고 검찰 포토라인 앞에서는 굉장히 짧게 말했어요. 왜 그런 거예요?
제가 시간을 재봤는데 지지자들 앞에서는 14분, 검찰 포토라인 앞에서는 12초 동안 말했더라고요.
이 대표 측에 따르면 철저히 정치적인 연설을 계획했기 때문에 대국민 메시지형식으로 지지자들 앞에서 했다고 합니다.
특히, 지지자들을 중앙지검에서 약 300미터 떨어진 곳에 모았는데요.
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죠.
[이재명 대표 1차 소환]
"(목소리가 작습니다. 쫄았습니까?) 쉿!"
[이재명 대표 3차 소환]
"재명 구속"
큰 소리로 '이재명 구속'을 외치는 반대집회를 피하기 위해서도 이유 중 하나라고 합니다.
Q. 밖에서 지지자들에게 일장연설을 한 이 대표, 검찰조사는 어떻게 받고 있습니까? 손 기자.
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은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일 때 민간업자들에 특혜를 몰아줬다는 겁니다.
검찰은 이 대표가 용도변경 보고서에 서명한 서류를 제시하며 지시 여부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집니다.
이 대표는 용도변경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와 국토부 요구에 따른 것"이라고 주장해 왔죠.
오늘 이 대표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.
다만 핵심 질문에는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.
검찰 관계자는 방대한 조사에 대한 답을 진술서로 갈음한다는 건 "검찰 수사를 형해화하는 것"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.
이 대표 입장에선 먼저 자기 패를 보일 필요 없이 검찰이 내민 증거를 보고 재판을 대비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.
Q. 이 기자, 이 대표가 아까 입장문에서 "당당하게 비회기 때 영장을 치라"고 했어요. 이게 무슨 말입니까?
이 부분은 미리 배포된 원고에는 없는 현장에서 이재명 대표가 즉흥적으로 언급한 부분입니다.
이 대표 측은 당장 다음 주 대북송금 의혹 관련 검찰의 추가조사와 뒤이어 바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고 있거든요.
그래서 먼저 승부수를 띄운 겁니다.
당당하게 비회기중에 영장을 청구해서 정면승부해라, 내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나가겠다 이렇게 말입니다.
Q. 비회기 때 청구하면 뭐가 다릅니까?
회기 중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무조건 체포동의안 표결을 해야 합니다.
표결을 하면 민주당 사정이 복잡해집니다.
익명 투표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데,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방탄 정당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거죠.
민주당은 표결 없이 바로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걸 원하고 있습니다.
그래서 여야는 어제 시작된 8월 임시국회의 끝나는 날짜를 아직 합의하지 못했습니다.
민주당은 8월 말을 비회기로 비워놓으려 하고, 국민의힘은 8월 31일까지 쭉 임시국회를 하겠다는 겁니다.
Q. 비회기 때 청구해라, 검찰은 황당하다는 반응일 거 같은데요?
네, 검찰은 피의자가 구속영장 청구 시기를 언급하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습니다.
"우리는 우리 일을 한다"면서 "현 상황에서 구속영장 언급은 부적절하다"는 입장인데요.
이 대표가 구속심사를 받는다면 영장 발부 여부가 대선 직후 숨 가쁘게 이어온 이 대표 수사 1차 성적표가 됩니다.
그동안 야권에선 검찰이 이 대표에게만 수사력을 총동원했다는 비판이 빗발쳤는데, 기각 시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.
Q.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?
검찰과 이 대표, 모두 밀리면 안 되는 벼랑 끝 대치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.
만약 이 대표가 구속되면 제1야당 대표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집니다.
이 대표가 옥중 공천을 하는 거냐, 전당대회를 다시 할거냐 등등 민주당은 혼란에 빠지겠죠.
검찰의 영장 청구를 시작으로 내년 총선까지 정치권이 숨 가쁘게 돌아갈 전망입니다.
Q. 지금까지 아는기자였습니다.
이동은 기자 story@ichannela.com
손인해 기자 son@ichannela.com